국제 레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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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레짐(International Regime)은 1970년대 국제정치학에서 도입된 개념이다. 국제 레짐 이론은 무정부 상태인 국제사회에서 각 국가들이 협력하는 원인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이다.

참고로 여기서 '레짐'이라는 용어는 한 국가의 정부, 특히 정통성이 없거나 쿠데타 직후의 군사 정권(military regime)과 같이 단기간 집권하는 정부를 지칭할 때 쓰이는 단어와는 의미가 다르다.[출처 1]

개요[편집]

국제 레짐을 연구하는 이론을 레짐 이론이라고 하며, 주로 현실주의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연구된다. 현실주의와 자유주의에서 국제체제는 무정부 상태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각 국가들이 일종의 '규칙을 따르는 경향', 혹은 국제 협력이 실제로 존재하는 원인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모 교수에 따르면 레짐 이론은 '현실주의와 자유주의가 만나는 지점'이라고 한다. 서로 많이 다른 이론임에도 레짐 이론에서는 '레짐'이라는 공통분모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기 때문. 어려운 말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현실주의 이론가들과 신자유주의[1] 이론가들은 공히 국가란 국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자이며, 무정부적 환경에서 자국의 이익추구를 위하여 행동한다는 점에 동의를 표한다." [출처 2]

이하는, 특히 구성, 특성, 타 개념과의 비교 부분에서는 조경근(2001)을 많이 참고하였다.[출처 3]

레짐의 정의[편집]

레짐(regime)은 "국제관계의 특정한 쟁점영역을 둘러싸고 행위자의 기대가 수렴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원칙, 규범, 규칙 및 정책 결정절차의 총체"로 정의된다.[출처 4]

한편 '국제 레짐'이라는 용어는 1970년대부터 사용되었으며, 1982년 '합의적 정의'(consensus definition)가 만들어졌으나, 아직 구체적인 정의에 관해서는 논의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출처 5] 오죽하면 국제 레짐 대신 '정책조정'(policy coordination)이라는 용어를 쓰는 학자도 있을 정도. 참고로 유럽 통합이론의 주요 연구자 중 하나인 모라프칙(Andrew Moravcsik)은, 유럽공동체(European Community, EC; 현 유럽 연합)은 '각 회원국이 자국 내의 주요 사회적 집단의 요구사항을 달성하기 위해 협상하고, (그 결과물로서 나온) 협력안의 시행을 보장하기 위해 각국이 권한을 이양한 초국적 기구'로서, 일종의 '정책 조정을 위한 국제 레짐'이라고 주장한다.[출처 6] 이를 통해 '정책 조정'과 '국제 레짐' 개념을 비교해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구성[편집]

레짐의 구성요소로는 원칙, 규범, 규칙, 정책결정절차가 있다.국제 레짐이론의 교과서와도 같은 「국제 레짐」(International Regimes)의 저자인 크래즈너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출처 4]

  • 원칙(principles)
사실, 인과관계, 그리고 올바름에 대한 신념들.
  • 규범(norms)
권리와 의무로 규정된 행동의 기준들.
  • 규칙(rules)
행동의 특정한 지시 혹은 금지사항들. 규범보다 구체화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 정책결정절차(decision-making procedures)
공동의 선택을 수립하고 수행하기 위한 지배적 관행들. 용어가 정의보다 직관적이다.

한편 국제레짐은 UN 안전보장이사회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처럼 명시적 규범에 근거해 존재할 수도 있고[2], 상호확증파괴(MAD)처럼 암묵적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출처 7]:97-101

특성[편집]

국제 레짐의 주요 특성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 국제 레짐은 모든 분야에 걸쳐 공통된 것이 아니라, 특정한 이슈 영역에만 존재한다.
즉, 국제무역레짐과 같은 개념은 이론상 문제가 없지만, 국제군사경제환경레짐 짬뽕같은 것은 레짐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 상부 쟁점과 하부 쟁점에 별개의 레짐이 형성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제무역레짐이 이미 존재하더라도, 동아시아무역레짐이 또 존재할 수 있다.

타 개념과의 비교[편집]

국제기구와 국제 레짐을 혼동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실제로 국제 레짐과 국제기구가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제기구는 인력, 사무실 등을 포함한 '물리적인 실체'를 가리키는 반면, 레짐은 그런 국제기구가 행사하는 '영향력'을 의미한다고 보면 얼추 비슷하다. 물론 국제 레짐이 국제기구로 한정되지는 않으므로 엄밀히 말해서 옳은 것은 아니다. 사회학의 사회실재론에서 '사회'와 비슷하다고 보면 적절하...려나?
  • 국제제도(international institution)
국제제도가 훨씬 넓은 개념이다. 제도주의적 국제정치학자들의 등장 이후 국제제도는 국제기구, 국제 레짐, 협약(convention)을 모두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국제 레짐은 그 외에 국제체제(international system), 국제질서(international order), 국제협정(international agreements)와도 구분되는 개념이다. 여기서 국제체제는 사상적, 사조적 배경이 아예 다른 개념이다. 국제질서는 국제 레짐의 결과물로서 형성되는, 일종의 혜택이라고 보면 된다.

역사[편집]

배경:패권안정론의 등장과 쇠퇴[편집]

레짐 이론의 등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레짐 이론이 대체한 패권안정론이 등장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하 패권안정론의 역서와 관련한 내용은 백창재(2003)의 논문을 기반으로 재가공한 것이다.[출처 8]

상세한 내용은 후술하겠지만, 패권안정론은 국제사회에서 과소공급되는 '공공재'를 패권국이 타국에 압박을 넣음으로써 충분히 공급되게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패권국도 타국과 이익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유무역이 세계경제의 공공재라면, 각국은 자국으로서는 보호무역이 더 이득이므로 무정부 상태에서는 보호무역이 대세가 될 것이고, 전체적인 세계경제는 비효율의 늪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패권국은 자유무역이 자신의 이익이 되므로 타국에 시장 개방 압력을 넣을 것이고, 타국은 이에 굴복하여 세계는 자유무역이 되고, 비교우위에 따른 효율 상승으로 모두가 이밥에 고깃국을 먹는 해피엔딩이 된다.

패권안정론은 1970년대 초반에 대두되었는데, 이는 시대적 배경과 관련이 있다. 이 시기는 전후 국제경제질서가 흔들렸던 때이다. 무역질서에는 '성공할수록 붕괴의 위험이 커지는' 내재적 모순을 지니고 있었으며, 국제통화질서의 불안정이 심화되고, 국제금융질서는 혼란에 빠졌으며, 국제경제질서 내 힘의 분포도 또한 크게 변화했다. 특히 유럽의 전후 복구가 진행되면서 미국의 경제력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요약하자면 전후 10년간 미국의 압도적인 경제력에 따라 안정되었던 국제경제질서가 60년대 후반 이후 미국 경제의 쇠퇴에 따라 불안정해진 것이다. '국제경제질서가 혼돈의 카오스에 빠지고 있는 상황인데, 마침 미국의 영향력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양자의 상관관계를 지적하는 이론이 패권안정론인 것이다.

1970년대 들어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약화되었고, 패권안정론에 따르면 기존의 세계경제질서는 보호무역이 득세하며 ㅈ망해야 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GATT와 초국적 기업의 영향력이 높아졌으며, 환경 문제 등의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면서 국제사회에는 '제도화된 협력'마저 생겨나기 시작했다.[출처 5] 이는 패권안정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기 혼자만 잘먹고 잘살겠다고 보호무역을 추구해야 할 국가들이, 어느새 자기들 나름대로 자유무역의 '원칙', '규범', '규칙', '정책결정절차'를 만들더니 이걸 진짜로 따르기 시작한 것이다! 1980년대 중반에야 뒤늦게 멘붕한 국제정치학자들은 이를 설명할 이론적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신자유주의의 득세와 국제 레짐 개념의 등장[편집]

이때 등장한 것이 신자유주의 이론이다.[3] 그리고 이 신자유주의에서 국제 레짐 개념이 등장한다.

당시 자유주의자들도 이론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크라토크빌(Ktratochwil)과 러기(Ruggie)에 의하면, 70년대 초 자유주의자들은 자유주의의 핵심이었던, 국제 거버넌스(international governance)가 국제기구의 활동과 동의어라는 관념을 포기해야 했다.[출처 9] 그 관념에 따르면, 당시 드러나기 시작했던 국제기구의 위기 상황은 곧 국제 거버넌스의 약화로 이어져야 하고, 이는 다시 30년대처럼 보호무역으로의 회귀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국제기구의 상황이 막장이 되었음에도 오히려 국제협력(무역)은 증대되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자유주의자들은 국제 레짐이라는 개념을 드디어! 도입했다.

신자유주의적 국제 레짐 이론은 "각 국가들로 하여금 공동이익을 자각하도록 하는 국제 레짐의 역할을 강조"함에 더불어, "국가를 단지 자신의 절대적 이득(absolute gains)만을 추구하는 합리적 이기주의자(rational egoists)로서 묘사"하며, 정보경제학적 이론, 게임이론 모델들을 활용한다.[출처 2] 국제 레짐 개념은 국제협력의 과정과 구조뿐만 아니라, 국제협력 과정에서 국제기구가 수행한 역할 또한 연구할 수 있게 만들었다.[출처 10]

각 이론별 관점[편집]

이하의 내용은 대부분 하센클레버(Hasenclever) 외(2000)의 논문에 바탕한 것이다.[출처 11]

국제 레짐에 대한 논의는 주로 신자유주의, 현실주의, 인식론의 세 학파에 의해 진행되어왔다.

신자유주의적 관점[편집]

신자유주의에서는 국가들이 공동의 이익 추구를 촉진하는 국제 레짐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 관점에서 국가는 자국의 절대적 이익(absolute gain)을 추구하는 '이기적' 행위자로 간주된다. 이기적 행위자 가정은 현실주의와 같지만, 상대적 이익(relative gain)이 아니라 절대적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상호 이익에 기반한 자발적 국제 협력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다른 나라가 자기보다 잘살게 되더라도 자기도 잘살게 된다면 아무래도 됐다는 것. 예를 들어 한 국가 홀로는 이루기 어려운 목표(즉 공공재)를 레짐을 통해 다수 국가가 참여하게 함으로써 비용 절감, 효용 증대의 효과가 있다.[출처 5]

하지만 어쨌든 다른 정치판처럼 국제정치판도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곳이므로 국가 스케일의 사기꾼도 있을 수 있다. 상호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협력도 힘든 법이므로 국가들은 레짐을 형성하여 국제 협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하고 불확실성을 경감하고자 한다.

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경제학적인 설명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죄수의 딜레마 같은 게임이론 모델도 사용된다.

한편 신자유주의적 레짐 이론에서는 현실주의의 요소도 일부 도입해서 국가를 이기적 행위자로 전제하였지만, 결론은 딴판이다. 현실주의에서는 '국가들 다 이기적이니까 서로 싸우고 끝이다. 협력? 그런 거 없다.'라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에서는 국가들이 이기적이기 때문에 레짐을 형성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답이 없어서 캐리어 갔더니 마인드 컨트롤로 뺏긴 상황이다. 이건 현실주의에서 가정하는 '국익'이 상대적 이익임에 반해 이 관점에서는 절대적 이익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관점에서는 국가를 기존의 이론들보다 좀 더 '똑똑한' 존재로 본다. 무슨 말이냐면, 국가는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그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만약 국제 규범을 어긴다면, 이는 단순히 규범을 어기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규범을 어겨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는 것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요, 국가의 신뢰도 자체가 떨어져버린다는 것을 생각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레짐은 만들기도 어렵고 유용하기 때문에 국가들은 기존 체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유인이 크다고 분석한다. 레짐이 곧 매몰비용(sunk cost)이라는 것이다. 어? 경제학 배워보니까 매몰비용을 고려하는 건 합리적인 행위가 아니랬는데?

현실주의적 관점[편집]

국제사회에서는 국제제도, 국제기구 등 다양한 국제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현실주의는 그런 전설 따위 믿지 않는다. 하지만 탈고전적(post-classical) 현실주의나 수정 구조적(modified structural) 현실주의와 같은 이론에서는 레짐에 기반한 국제 협력을 '설명되어야 할 현실'로 인정한다. 물론 그렇다고 이들이 '국가들도 사이좋게 잘 살 수 있쪄염^^'한다는 것은 아니고, 언제나 그렇듯이 '힘'을 강조한다. 길핀(Robert Gilpin), 크래즈너(Stephen Krasner), 그리코(Joseph Grieco)를 비롯한 현실주의의 국제 레짐 이론가들은 갈등 관계에서 만큼이나 협력 관계에서도 힘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힘(의 분배 상태)은 레짐 형성과 레짐의 유지 모두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이런 생각은 초기에 패권안정론으로 구체화되어 나타난 바 있다. 자세한 것은 후술. f 위에서 신자유주의가 현실주의적 가정을 일부 도입하여 현실주의를 역관광 보냈다고 했는데, 물론 현실주의자들은 이를 쉽사리 인정하지 않는다. '무정부 상태'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 현실주의에 따르면 '무정부 상태'에서는 자력구제의 원칙이 통용되기 때문에, 국가는 남들이 잘되는 일에 일말의 관심조차 없고, 지속적인 갈등 상태에 놓여 있을 뿐이다. (신자유주의에서 집중한) 절대적 이익만이 아니라 (경쟁관계에서 중요한) 상대적 이익 또한 중시해야 한다. 이는 지금 아무리 친한 국가라도 언제 뒤통수를 때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가끔씩은 절대적으로 이익이 되는 경우라도 상대적인 불이익이 생기는 상황에선 국가가 얼마든지 협력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4]

결론적으로 현실주의적 관점에서는 레짐은 훨씬 형성하기도 유지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레짐이 안정적으로 형성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핵심 국가들에게는) 기대이익이 '균형 상태'일 필요가 있다. 즉, 상대적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현실주의답게 굉장히 까다로운 조건이다.

패권안정론[편집]

역사 부분에서 잠깐 다루었지만, 패권안정론(hegemonic stability theory)은 신현실주의가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70년대 초 길핀(Gilpin) 등의 학자를 중심으로 태동하였던 이론이다.

패권국가가 존재할 때 레짐이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는 레짐의 집행능력이 국가의 힘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한 국가(패권국)가 일방적으로 레짐의 규칙과 규범을 강제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공공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무역질서와 세계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전후 미국이 패권국이었으며, 실제로 당시 세계는 잘나갔다. 물론 이 이론에 따르면 패권국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세계가 멸망...까지는 아니고 하여튼 힘들어지는데,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제2차 세계대전이다.

패권국이 뭐가 좋다고 공통의 이익이 되는 국제경제 규칙을 강제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는, 패권국의 이익 또한 다룬 국가들과 기본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이라는 답을 해줄 수 있다. 즉, 패권국은 세계 최대의 무역국이고, 세계시장의 통합은 당연히 자국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패권국은 이 자유무역을 위해 자국의 힘을 사용한다. 이런 맥락에서 패권은 자유무역을 위한 안정된 정치적 틀이자, 레짐의 유지능력을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아까 역사 부분에서도 지적했지만, 데탕트 이후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었음에도 세계 경제는 자유무역이 대세가 되고 잘나가기만 했다.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사회과학 이론만큼 의미없는 것도 없다. 그래서 신현실주의에서는 '패권국이 쇠퇴하면 국제적 불안이 오지만, 기존 레짐이 생존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도로 이론을 수정한 것이다.

인식론적 관점[편집]

인식론(cognitive)적 관점은 약한(weak) 인식론과 강한(strong) 인식론 둘로 나눌 수 있다. 둘 다 신자유주의와 현실주의적 관점의 모두까기 인형이다 한계를 비판한다. 구체적으로는 '(현실주의적 요소를 도입한) 신자유주의에 남아 있는 현실주의의 잔재 때문에 한계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가만 있던 현실주의는 장애물행. 이들에 따르면 행위자의 선호와 (인식된) 옵션들을 주어진 것, 즉 외생적이라고 간주하는 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가정은 옳지 않다. 행위자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를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 약한 인식론
이 관점에서는 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가, 이슈영역에서 정책결정권자들이 마주하는 불확실성의 정도를 과소평가한다고 비판한다. 또한 정책결정권자들의 학습능력을 너무 낮게 평가한다는 점도 지적한다. 높은 불확실성은 믿을만한 전문가 집단, 싱크탱크 등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며, 그 집단은 다시 정책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약한 인식론에서는 지식공동체가 외교정책, 나아가 정책 전반의 결정과정에 미치는 영향과 정부의 학습 메커니즘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삼는다.
  • 강한 인식론
강한 인식론은 구성주의적(constructivist) 관점, 혹은 성찰적(reflective) 관점이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국제관계의 사회적 성격을 강조한다. 약한 인식론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행위자의 지식을 중시하지만, 여기서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보다는 사회적 지식, 다시말해 규범과 정체성 같은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에 따르면 정체성, 힘,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이익 등이 국제사회와 국제제도에 선행한다는 점에서 국가는 '원자와도 같은'(atomistic) 존재이다. 강한 인식론은 국가의 '이익' 자체가 유동적인 것이라고 보며, 따라서 국가는 현실주의나 신자유주의에서 말하는 의미의 '합리적' 행위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국가는 국가가 국제사회에 영향을 주는 만큼 국제사회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제도화된 협력은 국가들의 이기주의를 누그러뜨리고, 국제관계를 계산적 관계에서 서로 존중하는 관계로 탈바꿈시킨다. 그 과정에서 협력의 규범은 내면화된다.
한편 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에서는 국가가 '이익 극대화' 전략을 취했다면, 이 관점에서는 일종의 '롤플레이어'가 된다. 롤플레이어는 자신이 하려는 행동이 '목표달성에 도움이 되는가'를 묻기보다는 '적절한가'를 묻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의 '세계경찰' 노릇이 아주 좋은 예다!

참고문헌[편집]

인용[편집]

  1. Goldstein, J. S. (2002). 《국제관계의 이해》 도서출판 인간사랑. 김연각, 김진국, 백창재 역. p. 146
  2. 2.0 2.1 최위정. (2007). "현실주의 국제 레짐 이론에 관한 고찰." 사회과학연구 제13권 제2호, 2007.2, 175-202
  3. 조경근. (2001). "국제 레짐이론: 개념논쟁." 국제정치연구 제4집 1호, pp.1-16
  4. 4.0 4.1 Krasner. Stephen D., ed. (1983). Structural causes and regime consequences: regime as intervening variables. in Krasner, Stephen D., ed. 1983. International Regimes. Ithaca: Cornell University Press.를 조경근. 2001. "국제 레짐이론: 개념논쟁." 국제정치연구 제4집 1호, pp.1-16에서 재인용. 아이고 길다
  5. 5.0 5.1 5.2 김태운. (2005). "'신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국제정치관: 인식의 공유와 차이." 정치·정보연구 제8권 2호 pp.190-211
  6. Moravcsik, A. (1993) Preferences and power in the European Community: a liberal intergovernmentalist approach. Journal of Common Market Studies 31(4): 473-524.
  7. 山本武彦 (2011). 『国際関係の思想と実際』東京:ヌース出版
  8. 백창재. (2003). "패권과 국제정치경제 질서: 패권안정론의 비판적 평가." 국제·지역연구 12권1호. pp.1-20
  9. Kratochwil, F. and Ruggie, J. (1986). International organisation: a state of the art on an art of the state. International Organization 40: 753-75., Gale, F. (1998). Cave 'Cave! Hic dragones' : a neo-Gramscian deconstruction and reconstruction of international regime theory. Review of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 pp.252-283에서 재인용
  10. Gale, F. (1998). Cave 'Cave! Hic dragones' : a neo-Gramscian deconstruction and reconstruction of international regime theory. Review of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 pp.252-283
  11. Hasenclever, A., Mayer, P., & Rittberger, V. (2000). Integrating Theories of International Regimes. Review of International Studies, Vol. 26, No. 1, pp.3-33

각주

  1. (원주) 국제 레짐에 관한 신자유주의 이론들은 현실주의와 자유주의의 통합(a synthesis of realism and liberalism)적 양상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즉, 신자유주의 이론가들은 특정한 현실주의적 교의들을 수용하면서도, 국가들은 협력을 통하여 공동이익(common interests)을 실현할 수 있으며, 제도들(institutions)은 그러한 협력을 용이하게 한다는 자유주의적 식견 역시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이론가들이 국제 레짐 연구를 위하여 설정한 개념적 구조틀은 현실주의 이론가들의 입장에서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2. 안전보장이사회는 UN헌장 제7장, NATO는 제51조에 근거한다.
  3. 신자유주의의 상세는 자유주의를 참고.
  4. 예컨대 '지구'의 환경 보호를 위한 교토의정서에서 정작 핵심국 중 하나였던 대기오염 대마왕미국이 빠져버린 사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