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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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편집]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의 한 형태. 기본적으로 홍차+스콘+클로티드 크림+ 조합이다.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 특히 데번 주(Devon)와 콘월 주(Cornwall)에서 즐겨왔다. 이 두 지역은 각자 자기 지역의 크림 티가 원조라 주장하며 긴 시간동안 분쟁을 벌여오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2010년 불거진 PDO(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 원산지 명칭 보호)인증 논란이 있다. 이토록 마찰이 끊이질 않는 건 크림 티의 기원이 불명확한 데다 서로의 입장차가 극명하고, 지역감정까지 겹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들 지역 간에는 심지어 스콘에 잼과 크림 중 무엇을 먼저 바르는 게 옳은가같은 쓸데없는논쟁도 네버앤딩으로 진행 중이다. 분쟁과는 별개로 오늘날 크림 티는 영국 내 모든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타국에서도 쉽게 접하는 게 가능해졌다. 그리고 그만큼 크림 티의 형태도 변화했다. 클로티드 크림을 다른 크림으로, 혹은 홍차를 커피로 대체하는 등 다양해진 조합이 눈에 띈다.

이름[편집]

일반적인 명칭은 크림 티(Cream tea)지만 지역명을 붙여 달리 부르기도 한다.

  • 데번셔 티(Devonshire tea) 또는 데번 크림 티(Devon cream tea)
  • 코니시 크림 티(Cornish cream tea)

이름대로 데번(Devon)과 콘월(Cornwall)에서 따왔다. 두 지역에서는 각자의 명칭을 고수 중이다. 실제로도 먹는 방식 등 세세한 부분에서 다르다.

역사[편집]

유래[편집]

크림 티의 기원은 아직 분쟁거리다. 명백한 증거가 없는 상황인데다 데번과 콘월에서 각자 자기 지역이 크림 티의 발상지라며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콘월에서는 크림 티의 원형을 그들의 전통적인 음식 '코니시 스플릿(Cornish splits)'에서 찾는다. 이는 은은한 단맛이 나는 발효빵을 의미하는데, 잼과 클로티드 크림을 곁들여 먹곤 했다. 자세한 건 아래 '스콘 이전에는?'항목을 참조.

반면 데번에서는 역사적 기록을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는 중이다. 2004년 데번 서부에 위치한 타비스톡(Tavistock)에서, 향토사학자들이 연구를 위해 베네딕토회 수도원의 자료를 뒤지다가 뜻밖의 득템기록을 찾아냈다.[1] 기록에 따르면 10세기에 지어진 이 곳의 수도원은 997년, 바이킹에 의해 약탈되고 처참하게 파괴되었다. 박살난 수도원을 재건하는 일을 맡게 된 사람은 데번의 백작 오르둘프(Ordulf). 오르둘프는 재건을 도운 지역 노동자들에게 포상을 내렸는데, 이 때 수도사들이 그들에게 나눠준 것이 바로 클로티드 크림, 딸기 프리저브(preserve)였다.[2] 이 조합은 당시 상당한 인기를 끌어서 그 이후에도 수도원을 지나는 여행객들에게 제공되곤 했다.

타비스톡 수도원의 기록은 추측만 오가는 상황에서 강력한 패로 작용할 법하다. 그러나 이 기록은 기원지를 결정지을 확실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다. 일례로 2010년 데번에서 데번 크림 티에 대한 PDO인증을 받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다. 데번 사람들은 이 때 '타비스톡 기원설'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며 열성적으로 활동했으나 결국 고배를 마셔야 했다. 콘월이라는 라이벌이 큰 걸림돌이 되기도 했지만 상술된 내용이 모든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타비스톡 박물관 관계자 로더릭 마틴(Roderick Martin)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3] 기사 인터뷰에 의하면 크림 티가 타비스톡에서 유래했다는 발상은 2003년경 기업집단이 지역 음식 산업을 진행하고자 했을 때 부상했다고 한다. 마틴은 덧붙여 그 주장이 중세 수도원에서 수도사들이 만들던 빵에 잼과 지역 생산한 크림을 곁들였다는 이야기보다 더 나을 게 있냐고 되물었다. 결정적인 증거가 남아있음 문제가 없겠지만, 헨리 8세가 1539년에 내린 수도원 해산령으로 인해 타비스톡의 수도원은 흔적만이 남은 상태다.

파일:Betsy Gimbal's Tower(tavistock abbey).jpg
타비스톡에 위치한 베치 짐벌의 탑(Betsy Gimbal's Tower). 과거 타비스톡 수도원의 서쪽 관문이었던 건축물이다. 제대로 남은 흔적은 사진속 건축물을 포함한 두개의 관문, 현관, 식당 뿐이다.[4]

한편 콘월·데번과는 완전히 다른 주장을 내세우는 이들도 있다. 크림 티홍차, 스콘, 클로티드 크림, 잼 이라는 조합이 완전히 갖춰진 상태로 한정하여 기원지를 따진 것이다. 따라서 자연스레 남서부 지역에서 나온 주장들보다 그 등장 시기도 늦춰 잡는다. 가령 영국 차 협의회는 이러한 '완전한 크림 티'가 19세기 베드퍼드(Bedford, 잉글랜드 동부 베드퍼드셔 주의 주도)에서 처음으로 나타났을 것이라 추정한다. 이 의견에 따르면 크림 티를 처음 맛본 사람은 베드퍼드 공작 부인 안나 러셀(Anna Russell)이다. 그녀는 애프터눈 티 문화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단체의 대변인인 빌 고먼(Bill Gorman)은 데번의 PDO 캠페인 추진 당시 타비스톡 기원설에 대해 "인정받기 힘들 것"이라 평했다. 또한 그는 인터뷰에서 크림 티를 뜨거운 차를 포함한 형태에 한정할 때, 적어도 11세기 같은 이른 시기에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17세기까지 영국에서는 차문화가 존재하지 않았고, 케이크같은 티푸드를 곁들인 애프터눈 티는 1841년 베드퍼드 공작 부인에 의해 처음 시작됐기 때문이다.[5]

스콘 이전에는?[편집]

위에서 언급됐듯 콘월이 내세운 스플릿은 '스콘'이 아니며 데번의 기록에서 등장한 것도 마찬가지다. 현대의 시각으로 보면 꽤 의아한 점이지만 이는 단순히 당시 콘월과 데번에 스콘이 없어서 그렇다. 이견이 있긴 하나 보통 스콘은 스코틀랜드에서 유래했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이게 19세기 전까지는 지역 음식에 불과했다. 스콘이 스코틀랜드 외 지역에 널리 알려진 건 당시 문학가들의 언급이나 애프터눈 티의 탄생, 베이킹 파우더같은 화학적 팽창제의 대중화 등 여러 일들이 진행된 뒤였다. '스콘이 포함된 크림 티 형태'가 생긴 건 애프터눈 티 문화가 전국적으로, 모든 계층에 퍼진 시기 이후로 추정된다. 스콘을 영국 전역에서 즐기게 된 계기가 애프터눈 티의 티푸드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인데, 크림 티도 이런 애프터눈 티의 일종으로 취급되는 만큼 연관성이 있음은 자명하다.

'유래' 항목의 첫 문단에서 잠시 소개된 코니시 스플릿(Cornish Split, 이미지 참조)은 버터·우유를 첨가하고 이스트로 발효시켜 만든 롤빵이다.[6] 약간 달달하고 진한 버터의 풍미를 가졌으며 작고 둥글다. 종종 설탕을 이 동그란 빵 위에 하얗게 내려앉도록 뿌리곤 한다.[7] 먹는 방식은 간단하다. 반으로 잘라낸 따뜻한 롤빵에 우선 버터를 바르고, 그 위를 잼으로 덮으며, 마지막으로 진한 클로티드 크림을 한덩이 얹어낸다. 가끔 잼 대신 당밀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조합에 붙은 이름이 바로 천둥과 번개다. 먹을 때 소리가 그렇게 난다나 뭐라나 이걸 만들 때는 스플릿 대신 두껍게 썰어낸 빵 두쪽을 사용하기도 한다.[8]

그런데 사실 콘월에서만 이런 식으로 먹었던 건 아니다. 데번에서도 이와 비슷한 빵을 크림과 잼을 곁들여 먹곤 했다.[9] 코니시 스플릿과 같은 조리 과정을 거치나 크기만 좀 작다. '데번 처들리(Devon Chudleigh)'라고 불리기도 하나 그보다는 데번 스플릿(Devon split, 또는 데번셔 스플릿)이란 이름이 더 빈번하게 쓰인다. 물론 이 명칭은 스콘대신 가벼운 흰 빵을 먹는 게 콘월의 스플릿과 비슷해서 붙여졌다. 덧붙여 데번에도 콘월과 마찬가지로 천둥과 번개가 있다. 반으로 자른 두툼한 빵에 클로티드 크림과 데번의 을 발라 만든다.[10]

코니시 스플릿·데번셔 스플릿은 스콘이 크림 티의 구성품으로 자리잡은 이후 점차 사라져 갔다.[6] 그러나 가정에서 이걸 간간히 만들어 먹곤 하니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레시피는 플로렌스 화이트(Florence White)나 엘리자베스 데이비드(Elisabeth David)의 저서에서[11] 찾아볼 수 있다.

기록 및 변천[편집]

데번에서 찾은 기록이 10-11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놀라운 것이긴 하나, 정작 크림 티란 단어가 문헌에 등장한 건 한참 뒤였다. 1880년대 영국의 여러 책이나 신문을 보면 이 단어가 들어간 사례를 다수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언급된 19세기 자료 속 크림 티는 단순히 크림&차의 조합같은 전혀 다른 것을 의미했다. 이는 과거 크림 티라는 단어 용법이 현대와는 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나마 현대 크림 티와 유사한 형태는 1931년 The Cornishman에 실린 글에서 등장한다. 이 글에서 나온 '코니시 크림 티'라는 썰어낸 빵, 버터, 크림, 잼의 조합이다. 또한 1942년 Western Morning News의 어떤 기사에서도 '크림 티'란 단어가 나왔다. 다만 여기에서도 스콘은 등장하지 않는다.[12] 스콘이 포함된 현대의 크림 티 형태가 굳어진 건 상당히 늦은 시기인 듯 싶다.[13]

남서부 지방의 크림 티 전통은 1850년대, 철도가 개통되면서 생긴 관광 열풍으로 번성했다.[14] 타지에서 몰려온 관광객들이 크림 티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이다. 한때 지역 문화에 불과했던 크림 티는 점차 지역 간 소통이 늘면서 유명해지고 인기를 끌게 되었으며, 이 과정을 거쳐 타지에서도 자리잡게 되었다. 이제 영국 전역, 작은 티룸부터 여러 호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크림 티를 찾아볼 수 있다. 현대식 크림 티는 전통적인 크림 티와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핑거 샌드위치케이크같은 티푸드들을 추가하거나 차대신 샹파뉴(스파클링 와인)를 즐기기도 한다.[15] 물론 현대화된 크림 티와는 별개로 전통적인 형태도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중이다. 이들의 본산인 데번과 콘월에는 제대로 된 크림 티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형태[편집]

  • 스콘은 별다른 속재료를 넣지 않으며 글레이즈(glaze)도 하지 않는다. 그저 기본적인 스콘(Plain)을 먹는다. 다만 전통적인 형태가 그렇다는 거지 무조건 이런 스콘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당일 구워낸 것을 먹는데 갓 구워낸 따끈한 스콘을 으뜸으로 친다.
  • 홍차는 찻주전자에 담겨 제공된다. 어떤 종류를 쓰든 상관은 없다. 물론 새로 우려낸 차여야 한다. 티백보다는 루스리프(Loose-leaf)를[17] 선호한다.[18] 기존 홍차대신 밀크티로 마셔도 좋다. 또한 차를 커피로 대체하여 먹는 것도 빈번해 졌는데 이 때문에 가끔가다 매장에서 Tea or coffee 옵션을 두는 걸 목격할 수 있다. 그러나 정통주의자들은 홍차를 고집 중.
  • 크림은 걸쭉하고 농밀한 크림을 사용한다. 휘프드 더블 크림(whipped double cream)이나 클로티드 크림(clotted cream)이 주로 쓰인다. 둘 다 유지방 함량이 높은 진한 크림이다. 남서부 지역에서는 클로티드 크림을 애용 중. 다만 타지역에 크림 티가 널리 퍼지게 되면서 다른 크림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진한 크림이 아닌 좀 더 가벼운 크림들, 휘프드 크림이나 사워 크림 등이 그 예시다. 클로티드 크림은 낙농업이 발달한 남서부 지역의 특산물이라, 다른 지역에서 쉽게 접하는 게 힘들어서 그런 점도 있다. 게다가 비싸다 이에 대해 꼬장꼬장한 정통주의자들은 열심히 딴지를 걸고 있다. 위에서 줄곧 언급되던 데번 PDO 캠페인 주도자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못마땅함이 드러난다. 카페 주인들이 데번 크림 티를 멋대로 왜곡해서는 안된다면서 PDO인증으로 다 몰아내 버리겠다는 게 캠페인 진행 이유 중 하나다. 콘월식 크림 티 에티켓을 설명하는 사이트에서도 항목 중 하나로 휘프드 크림 쓰는 건 잘못됐으니 그런짓은 절대로 하지말라고 적어놓고 있다.[18] 그러나 두 지역 근본주의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일반적으로는 취향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에어로졸 크림(aerosol cream)은 지역 상관없이 불호쪽으로 치우쳐진 듯. 우스갯소리로 에어로졸 크림을 스콘에 얹어먹는 행위는 의회 차원에서 금지해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16]
  • 은 일반적으로 딸기잼이 쓰인다. 하지만 다른 잼을 써도 별 상관은 없다. 크림 티에 얼마나 어울리는지를 따질 뿐이다. 사용되는 잼은 대개 과일잼으로, 달달함과 과일 특유의 상큼함을 크림 티에 추가해 준다. 딸기 외에 많이 쓰이는 건 커런트(건포도), 라즈베리, 살구, 구스베리같은 종류다. 작은 티룸에서는 모든 재료를 직접 만드는 경우가 흔해서 내오는 잼이 시시각각 변하곤 한다. 철에 따라 잼으로 만드는 과일이 바뀌어서 그렇다. 잘익은 과일들을 바로 가져다 만들며, 이렇게 나온 잼을 크림 티로 즐긴다는 건 확실히 큰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지역차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잼과 크림을 바르는 순서다. 데번에서는 크림을 먼저 바르고 그 위를 잼으로 덮는다. 반면 콘월에서는 잼을 먼저 바르며 위에 크림을 듬뿍 얹는다. 버터도 추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버터-잼-크림 순서로 바른다. 두 지역은 각자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크림 티라며 올라온 사진에서 잼과 크림을 어떤 순서로 올렸는지를 보고 업로드된 지역을 추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영국 내에 두 주만 있는 것도 아니니 별 의미없는 잉여짓일이긴 하나, 적어도 잼을 먼저바른 스콘 사진이라면 데번인은 아니다. 어쨌든 크림에서도 차이점이라 여길만한 게 있다. 우선 콘월에서는 클로티드 크림을 제공한다. 이곳의 특산품인 코니시 클로티드 크림은 최소 유지방 함량이 55%에 달하는 진한 크림이다. 데번의 경우 더블 데번 크림(Double Devon cream), 데번셔 크림(Devonshire cream, 또는 데번 크림(Devon cream))을 준다. 데번셔 크림은 그냥 데번에서 생산한 클로티드 크림에 붙인 이름이다. 더블 크림은 유지방 함량이 48%인 진한 크림으로, 휘프드 크림에 비해 뻑뻑하나 클로티드 크림보다는 연하다. 더블크림을 제외하면 두 지역 모두 클로티드 크림을 제공하는 셈이다.[19] 이름이 달라서 좀 헷갈릴 뿐.

파일:Cream tea ingredients.jpg

어떤 방식으로 먹든 구성 재료가 똑같으니 맛도 똑같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이는 상당 부분 맞는 얘기지만 약간은 다르다. 잼을 위에 올려 먹었을 때는 달짝지근한 맛이 강조되고 '과일'의 느낌이 많이 난다. 건과일을 넣은 스콘을 크림 티로 잘 먹지 않는 이유가 이 잼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과일 함유량이 낮은 저가 잼이라면 그런거 없다. 반면 클로티드 크림을 위에 올렸을 경우 풍부하고 진한 크림이 더 먼저 다가오며, 잼에 비해 강조되는 느낌이다. 이 방식을 고수하는 콘월에서는 클로티드 크림을 한덩어리 듬뿍 얹어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다만 다른 종류의 크림을 올려먹는다면 느낌이 많이 다르다.

과학적 접근[편집]

이상적인 크림 티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있다.[3] 2013년 셰필드 대학교의 유지니아 청(Eugenia Cheng) 박사가 최적의 크림 티를 수학적이고 통계적으로 분석했다.[20]

  • 스콘, 잼, 크림의 가장 이상적인 비율은 2:1:1이다. 이는 중량의 비율로써, 스콘 70g, 잼 35g, 크림 35g이다.
  • 각각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갓 구워낸 직경 60mm, 두께 28mm의 스콘과 2.3mm 두께의 잼, 그리고 4mm 두께의 클로티드 크림이다. 잼과 크림의 높낮이가 다른건 밀도의 차이 때문이다.
  • 휘프드 크림보다 클로티드 크림을 쓰는 것이 더 좋다. 휘프드 크림의 경우 공기 함량이 높기 때문에 클로티드 크림에 비해 요구되는 자리가 더 넓다. 그러니까 더 몽글하니 자리를 차지한다는 말. 2:1:1 비율을 맞추기엔 적합하지 않다.
  • 잼-크림 순서로 바르는 방식이 다른 방식보다 더 낫다. 잼은 그 밀도를 고려하여 아래쪽에 발라둔다. 크림 위에 얹을 경우 줄줄 흘러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아래 깔린 끈적한 잼이 위에 얹어낸 크림을 흐르지 않게 붙잡아 두는 효과도 있다.
  • 잼과 크림을 스콘에 바를 때도 주의해야 한다. 두 재료는 먹는동안 균형을 잃지 않도록 스콘의 전체 넓이보다 좁게 발라야 하며 또한 각 테두리와의 일정 간격을 유지시켜야 한다. 설명하자면 스콘과 잼의 최종 면적이 5mm정도의 차이가 있도록 유지하고, 잼과 크림의 면적또한 5mm의 차이를 둔다. 청 박사는 스콘에 층층히 쌓아두는 건 모래성을 쌓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즉 가장 아랫부분이 넓고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쌓아올리면 층이 무너지거나 흘러내리지 않는다고 한다.
  • 모든 요소를 다 합쳤을 때 두께는 약 2.8cm정도로, 입에 쉽게 들어갈만한 높이다.

여기서 고려해야 하는 건 이 연구 자체가 클로티드 크림을 생산 중인 기업 'Rodda’s'의 지원 하에 이루어졌다는 점이다.[21] Rodda’s의 상무이사 니콜라스 로다(Nicholas Rodda)가 이 연구에 대해 직접 인터뷰하기도 했다. 그는 이 연구의 목적에 대해 당신이 어떤 지역에 있던 간에 항상 가장 완벽한 크림 티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런데 이 기업이 콘월의 향토기업인 데다, 콘월의 방식이 스콘을 먹는 최선의 방식이라는 게 연구 결과 중 하나라 좀 의심쩍은 면이 있다. 물론 휘프드 크림보다 클로티드 크림이 더 낫다는 결론은 차치하고 말이다.

먹는 방법[편집]

크림 티의 기본적인 형태는 보통 다음과 같다. 홍차가 세팅되어 있는 다기 세트와 반으로 나뉜 스콘을 담을만한 크기의 접시, 잼과 크림이 든 병(혹은 일회용 캡슐), 두개의 티스푼, 버터 나이프. 티스푼은 잼과 크림을 옮겨 담을 때 사용하고, 나이프는 이들을 스콘에 펴 바르는데 쓴다.

파일:Cream tea(main).jpg
  1. 우선 스콘을 나이프를 이용해 수평으로 반 자른다. 잘린 스콘은 두쪽 모두 접시에 둔다. 그 뒤 나이프는 날을 안쪽으로 향하게 하여 접시 한 쪽에 살며시 내려둔다.
  2. 각각의 티스푼을 이용해 잼과 크림을 자신의 접시 한쪽에 옮겨 담는다. 이때 담아내는 양은 스콘 반쪽에 충분히 바를만한 양이어야 한다.
  3. 나이프로 한입 크기 정도로만 크림과 잼을 발라낸다. 그 부분을 베어문 뒤, 나머지 스콘은 입에 든 음식을 온전히 씹어 삼킬 때까지 접시에 올려둔다.
  4. 3번의 방식을 반복하며 먹는다. 차의 경우 한입 먹을 때마다 조금씩 마신다. 한쪽 면을 다 먹었다면 다른 쪽 면을 위해 2번의 과정으로 되돌아간다. 스콘 양쪽에 크림과 잼을 양껏 발라놓고 겹쳐서 샌드위치처럼 먹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
  5. 위의 과정을 거치면서 크림 티를 즐긴다.

이는 크림 티를 먹을 때 고려해야 할 예절이지만[22] 꼬박꼬박 지킬 필요는 없으니 참고용으로만 봐두자. 애초에 영국인들부터 스콘 양쪽에 잼과 크림을 잔뜩 발라놓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위에 금지사항이라고 써둔 샌드위치를 만들어 크게 한입 베어물기도 한다. 아예 신경쓸 필요도 없이 이미 다 세팅을 해놓고 내주는 매장도 많다.

만일 크림 티 구성품 중 버터가 있다면 스콘에 가장 먼저 발라둔다. 버터-잼-크림 순서로, 콘월에서 먹는 방식이기도 하다. 병째로 담긴 잼이나 크림이 아니라 일회용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일일이 접시에 덜어낼 필요가 없으니 편하다. 스콘의 경우 잘라낼 때 나이프를 쓰면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나이프를 쓰지 않고 자르는 방법은 손으로 스콘을 한입 크기로 조각내어, 그 조각마다 잼과 크림을 바르고 먹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다만 나이프로 스콘을 잘라내는 방식이 더 일반적이며 널리 쓰이고 있다.

기나긴 분쟁[편집]

앞서 잼과 크림을 바르는 순서에 지역차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데번과 콘월은 이 주제를 가지고 수십년간 치열하게 분쟁 중이다. 탕수육 부먹 찍먹 논란은 갖다 대지도 못한다 이미 기자들에 의해 수십번 우려낸 티백처럼 몇번이나 기사화가 됐다. 데번과 콘월은 각자 자신들의 방식이 옳고 상대의 방식은 사도라 주장하고 있다. 이 사소한 문제가 왜 이리 커졌냐면 문제의 근본이 크림 티 원조 논란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두 지역에서는 서로의 방식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를 넘어 깔보거나 비꼬는 일이 빈번하며, 질척한 진흙탕 싸움으로 변한지 오래다. 그들이 주장하는 자기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 또는 상대의 방식이 별로인 이유를 몇 가지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23]

콘월

파일:Cream Tea J-C.jpg
잼-크림 순서로 바르는 콘월
  • 콘월인들은 크림을 위에 올리는 건 자부심의 표현이라며 매우 자랑스러워 한다. 예를 들자면 Rodda's의 벨란다 쉽(Belinda Shipp)이 이에 대해 "코니시 크림 티는 크림을 맨 위에 올린 채 제공하는데, 이는 이 음식에서 더할 나위 없는 자랑거리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3]
  • 데번의 방식보다 바르기가 쉽다. 크림 위에 끈적한 잼을 발라내는 건 어려운 일이다.
  •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맨 위에 올려진 찐득한 잼이 튀는 것보다는 차라리 크림이 묻는 게 더 낫다.
  • 데번의 방식은 올려낸 잼이 흘러내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콘월 방식은 잼을 크림 아래 납작하게 깔아두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다.
  • 크림을 맨 위에 올리면 스콘 위에 더 많이 얹어낼 수 있다. 위로 쌓아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콘월의 방식이 옳으며, 사도인 데번 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데번

파일:Cream Tea C-J (1).jpg
크림-잼 순서로 바르는 데번
  • 온기를 가진 스콘에 녹진하게 녹아난 크림을 즐길 수 있다.
  • 잼-크림 순서로 바르지 않는 건 잼 위에 버터를 바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클로티드 크림처럼 진한 크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데번식으로 층층히 쌓인 스콘을 베어 물었을 때, 그 사람의 이는 우선 달짝지근한 잼을 가르고, 아주 짧은 시간 후 클로티드 크림을, 마지막으로 스콘에 다다르게 된다. 안정적인 한입이다.
  • 맨 위에 얹어진 크림이 코에 묻는 일이 없다. 데번 방식에서의 잼은 그 밀도때문에 그럴 일이 적다.
  • 크림 티가 유래한 시기는 잼이 고가였던 시기임으로 잼을 위에 살짝 발라내는 방식이 생기게 된 것이다.
  • 바르는 면적을 고려할 때, 크림을 맨 위에 얹는 방식보다 아래 발라두는 방식이 크림을 스콘 위에 더 올릴 수 있게 해준다.
  • 그러므로 데번의 방식이 옳으며, 사도인 콘월 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자기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들이 그렇게 싸우는 것 치곤 약하지 않나 싶었을 것이다. 이 문제 자체가 엄연한 취향의 영역인데도 감정싸움으로 번져서 그렇다. 사실 데번과 콘월은 크림 티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충돌 중이다. 뭘 먼저 바르는 지도 이렇게 싸우는데 다른 부분은 오죽하랴. 만일 구글에 데번과 콘월을 쳐본다면 온갖 부분에서 서로를 비교하는 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왜 자기 지역이 상대 지역보다 더 나은 지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글이라던가. 결국 이 문제는 이웃간 경쟁의식이 지나치면 어느 정도까지 가는가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사례다.

두 지역에서는 치고받고 싸우고 있으나 타지에서는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런던 리츠호텔(Ritz)의 부총지배인 데이비드 콜라스(David Collas)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답한 바가 있다. 그는 런던의 리츠에서는 '스콘을 준비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잼-크림 순서를 장려하고는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요청은 그리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런던 하이게이트(Highgate)에서 하이 티 카페를 운영 중인 조지나 워싱턴(Georgina Worthington)은 가게에서 제공하는 크림은 데번이 그 공급처지만, 무엇을 먼저 바를 것인지는 온전히 개인의 취향에 달린 문제로 여긴다고 말했다.[24] 먹는 방식이 극명하게 나뉘는 콘월과 데번의 카페와는 영 다르다. 인터넷 댓글창을 보면 이런 성향차가 바로 눈에 띄는데, 콘월사람과 데번사람이 박터지게 싸우고 있다면 타지인들은 가끔씩 거들거나 그냥 관전하고 있다. 팝콘 사실 이들에겐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저 각자 맛있게 먹으면 그만일텐데.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총리가 이 논쟁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015년 4월 보수당 입후보자 피터 히튼 존스(Peter Heaton Jones)와 데번 북부 반스터플(Barnstaple)의 한 찻집을 방문하다 생겨난 일이다. 당시 그는 그가 몸담던 보수당을 다수당으로 만들기 위해 데번 내 몇몇 자리를 반드시 획득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런데 매장의 직원과 손님을 만나 잡담을 하다가 무모한 일을 저질렀다. 유권자에게 어필 좀 해보려다가 망한 것이다. 캐머런 총리는 우선 데번이 콘월과 크림 티를 먹는 방식이 다르지 않냐고 운을 뗀 뒤, 자기가 왠지 틀릴 것 같다면서 머뭇대다가, 데번의 방식이 잼을 먼저 바르고 크림을 바르는 거냐고 추측했다. 그리고는...순간적으로 찾아온 침묵과 마주보던 직원의 얼굴에서 무시무시한 무언가를 느낀 모양이다. 그는 재빠르게 틀릴 줄 알았다면서 어쨌든 두 방식의 맛이 같지 않느냐며 덧붙였다.[25] 캐머런 총리는 데번에서의 캠페인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는데, 이 지역에서 몇십년간 이어진 분쟁에 대해 설령 그게 병림픽이라 해도 잘 몰랐다는 점은 의아한 일이다. 어떤 기사에서는 이게 빵 한덩이의 가격을 모르는 것과 동급의 말실수라고 까댔다.[21] 어쨌거나 당시 동행했던 기겁했을게 분명한 피터 존스 후보자는 같은 해 5월 치뤄진 선거에서 당선됐다.[26] 보수당도 제1당으로서 자리를 굳혔다.

참고로 캐머런 총리는 이번 일 말고도 음식에 관한 구설수가 있다. 핫도그를 포크와 나이프로 먹는다던가. 이 또한 2015년 4월 6일, 총선을 한달 앞둔 상태였다. 핫도그영국이나 미국의 정치인들이 샌드위치와 함께 선거철만 되면 먹어대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27] 캐머런 총리가 전형적인 상류층 인사라 이 사단이 난 것으로 보인다. 핫도그 먹을 줄도 모르는 총리라며 트위터에서 조리돌림 어지간히 조롱당했던지, 이후 캐머런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사이좋게 핫도그를 먹는 모습이 찍힌 사진에서는 손으로 들어 먹고 있다.[28]

PDO인증 논란[편집]

2010년 5월, 데번에서는 데번 크림 티EUPDO(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 원산지 명칭 보호) 인증을 받아야 된다는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29] 이 캠페인은 BBC 라디오 데번에서 처음 논의되었다. 라디오 진행자에 의하면 영국 남서부 지역의 유럽 의회 의원 중 하나가 '코니시 페이스티'라는 음식의 지리적 표시 보호 인증(PGI)을 위해 브뤼셀로[30] 간 이래로, 데번 크림 티의 PDO인증 필요성에 대해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31] 이들이 인증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저품질의 구성품으로 이루어진 데번 크림 티였다. 신성모독이다! 수준 낮은 크림 티가 데번 크림 티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걸 더 이상 참을 수 없으니,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데번 물품으로만 이루어지게 하자는 게 캠페인 추진의 골자다.

이 주장이 왜 논란거리인지 알기 위해서는 우선 PDO 인증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PDO는 특정 지역(또는 국가) 특유의 농산물, 가공식품을 대상으로 하는 인증제도다. 인증을 받게 되면 데번 크림 티 구성품의 생산, 제조, 가공은 오로지 데번에서만 가능하다.[32] 이 때문에 등록된 이름을 쓰면서 데번에서 생산된 제품을 쓰지 않거나, 문서에 기재된 구성품 외 다른 재료를 썼을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니까 PDO를 추진한다는 건 데번 크림 티라는 이름을 내세울 수 있는 게 오로지 데번 뿐이라는 주장과 같다. 언뜻보면 지역 사랑이 극심한 사람이 할 법한 이야기로 치부할 수 있으나 이게 EU에 의해 공식화된다는 건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특히 그게 원조 논란에 몇십년째 휘말린 크림 티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데번셔 크림 티(데번 크림 티)와 코니시 크림 티로 양분된 상황에서 무게추가 한쪽으로 쏠리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홍차+스콘+클로티드 크림+잼' 조합은 데번 크림 티라는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묶이게 된다. 캠페인 주도자가 인터뷰에서 '크림 먼저 바르는 방식'이 '데번 크림 티' 인증의 핵심 부분이라 언급하긴 했지만 저 조합이 해당 이름으로 묶이게 되는 건 변함없다. 더불어 데번에서 PDO를 요청하고자 올린 청원서가 바로 데번에서 주장하는 크림 티의 기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PDO인증에 필요한 자료이긴 하나 '크림 티 데번 기원설'을 굳혀보겠다는 노림수도 작용한 것이다. EU에서 이를 기반으로 PDO인증을 내준다면 데번의 주장은 상당한 정당성을 갖게되고, 이후 콘월과의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정통성을 갖게 된, 100% 데번 생산품으로 이루어진 데번 크림 티라니!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생각이니! 크림티 콘월 기원설을 굳게 믿고 있는 콘월인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는 주장인 셈이다.

콘월이 뒷목을 잡든 말든 데번은 캠페인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데번에 위치한 낙농기업 Langage Farm의 총지배인 폴 윈터톤(Paul Winterton)은 여러 언론사와 적극적으로 인터뷰하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피력했다. 윈터톤은 크림 티가 데번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콘월이 강하게 반대할 것은 뻔하나, 진실은 데번에서 몇세기간 크림 티를 생산해 오고 있다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더불어 그는 이 캠페인이 정부의 지원을 받는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33] 앞선 시기 몇몇 품목이 환경식품농림부의 지원을 받아 EU의 인증을 따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윈터톤은 "데번 크림 티 같은 완벽한 음식에 대해서는 그 기원을 알아야 한다."는 말과 함께 "그들(EU)이 우리의 청원을 거절할 것이라 생각치 않는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구성품의 위치가 다른 크림 티와 차별화되는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며 덧붙였다.[34] 인터뷰대로 데번의 운동가들은 같은 해 6월 런던으로 옮겨가 환경식품농림부를 방문하고 자신들의 요청을 전달했다.[35] 폴 윈터톤은 이때 B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일이 잘 진행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지난 몇달간 이 일에 매달려왔고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도 다수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콘월의 크림 티 생산업자들은 하나같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Cornishcream.com의 마이크 피어스는 인터뷰에서 "크림 티는 오직 하나 뿐이며 그건 바로 콘월의 크림 티다. 이 계획은 집어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33] 더불어 그는 데번 사람들이 콘월이 이미 몇몇 식품의 보호 인증을 받아냈다는 점을 질투하고 있는 것이라 주장했다. 대표적인 예시가 1998년 PDO 인증을 따냈던 코니시 클로티드 크림이다.[36] 클로티드 크림이 크림 티의 구성품 중 하나라 그런지 여기에 불이 옮겨 붙어 분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콘월이 이미 인증을 따낸 물품으로 데번이 PDO 인증을 받으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의혹이 힘을 얻고 있다.

BBC 라디오 콘월에서는 데번의 폴 윈터톤과 콘월의 향토기업 Rodda's의 니콜라스 로다를 연결해 의견을 물었다.[37] 폴 윈터톤은 이 주제에 대해 자신들과 콘월측은 서로 다른 부분을 보고 있다면서, 데번의 캠페인은 크림의 기원에 대해 PDO 인증을 따내고자 하는 게 아니라 타 크림 티와 차별화되는 데번 크림 티의 세가지 차이점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니시 클로티드 크림이 이미 PDO인증을 취득했다는 점으로 인해 콘월에서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반면 니콜라스 로다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건 콘월이 데번에 비해 더 나은 크림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고, 이는 경쟁심에서 나온 조금 건방진 말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든 예시가 자신의 조부가 늘 농담처럼 말했다던 내용인데 다음과 같다. "우린 언제나 크림을 맨 위에 바르는데 이건 우리가 만든 크림을 자랑스러워 하기 때문이며, 데번인들은 그들의 크림을 좀 창피하다고 생각해서 잼으로 덮어버린다."

폴 윈터톤은 크림 티가 기원한 시기를 찾는다면 이는 항상 데번과 콘월의 사람들이 잼을 살만한 여유가 없었던 때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크림은 아래 깔아두고 그 위에 잼을 살짝 얹는 방식이 생겼다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크림 티가 유래한 장소는 데번이지 콘월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니콜라스 로다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로다는 콘월의 크림 티가 나름의 정통성을 인정받기 때문에, 런던 내 최고의 호텔들이 콘월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콘월의 방식이 최선이며 가장 명확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당연하겠지만 합의가 이뤄질 만한 구석이라곤 없다.

결과적으로 데번의 야심은 좌절되었다. 2010년에 추진하여 관련 기사가 여럿 떴으나 결사반대하는 콘월에 부딪혀 흐지부지된 것이다. 자신만만하게 내밀었던 관련 자료들이 크림 티 논란을 종식시키기에 역부족이었던 점도 한몫했다. 2015년 기준으로 여전히 데번 크림 티는 영국 내 PDO 인증 제품 목록에 없다. 남는 건 두 지역간의 해묵은 갈등 뿐이다.

여담[편집]

코니시 페이스티(Cornish pasty):콘월에서 이름을 따온 팬케이크의 일종. 감자와 향신료, 익혀 갈아낸 고기를 페이스트리 반죽으로 싸서 구워냈다.[38]
  • 데번의 PDO 캠페인 이전에 유럽 의회 의원이 추진했다던 코니시 페이스티(Cornish pasty)의 PGI[39] 인증은 2011년 성공했다.[40] 콘월의 생산업자들은 환호했으나 콘월 밖 수많은 페이스티 생산·유통업자들은 울상을 지었다. 어떤 기사에서는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다는 데번의 페이스티 생산업자가 EU의 관료들이 지옥에 갈 수도 있다면서 저주도 했다.[41] PGI관련 문서에 기재된 특성을 지키지 않거나 생산, 제조, 가공 중 일정 과정을 콘월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코니시 페이스티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며 판매또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증의 효력이 발휘된 이후 이미 만들어진 물품 재고는 그저 쌓이기만 하는 데다 이런 물건을 팔지도 못하고 있다. 관련 기사 댓글에서는 인증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크게 '소비자의 선택권 침해'와 '생산자 보호 우선'으로 갈리고 있다. 어쨌든 콘월에서 이와 비슷한 인증을 받은 품목으로는 코니시 클로티드 크림과 코니시 사르딘(정어리의 일종)이 있다.
  • 무엇을 먼저 바를까에 대한 논란은 스콘에 얽힌 가장 유명한 논란이기도 하다. 위에서 구구절절 나온 것처럼 당사자들에게는 진지한 일이겠으나 타지인들에겐 그저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로 취급될 뿐. 팝콘 냠냠
  • 크림 티를 다루는 영국의 인터넷 기사나 블로그, 포럼 등지에서는 종종 데번과 콘월 방식 중 무엇을 더 선호하는지 설문조사를 한다. 결과는 대체적으로 콘월의 방식이 더 우세하게 나온다. 콘월 방식이 사랑스러운 크림을 더 많이 얹을 수 있어서 그렇다 카더라

관련 문서[편집]

각주

  1. Were cream teas "invented" in Tavistock? 17th January 2004, BBC
  2. 프리저브는 과실의 원형을 유지하며 설탕에 졸여낸 보존식품을 말한다. 주재료의 본래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 과실을 으깨어 만드는 일반 잼과 구별되는 부분이다. 보통 프리저브를 잼에 비해 더 높게 친다.
  3. 3.0 3.1 3.2 The cream of all teas: Get your scones, jam and cream just right - with the help of mathematics Friday 19 July 2013, independent, Johanna Derry
  4. 영위백 18:12, 26 January 2015‎
  5. 원문에 1841년이라 적혀있기 때문에 본문에도 그대로 적시. 그러나 관련 글에 따라 이 시기를 다르게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대략 30년대 후반부터 40년대 초반이라 여겨 진다. / 출처:Scones at dawn: Cornwall and Devon clash over where the 'cream tea' was invented 08:58 GMT, 21 May 2010, Daily Mail, Luke Salkeld
  6. 6.0 6.1 Cornish Splits, some very exciting news and a thank-you 16th April 2013, Regula
  7. Splits foods of england
  8. thunder and lightning 로다스(rodda's) 홈페이지
  9. Nigel Slater's Devonshire cream tea recipes Sunday 22 August 2010 00.10 BST, Nigel Slater, The guardian
  10. BRITAIN'S BEST AT TEATIME September 5 1982, The New York Times
  11. 각각 Good Things in England(1932)와 English Bread and Yeast Cookery(1977)이다.
  12. Cream Tea foods of england
  13.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의하면 1964년 필립 메이틀런드 허버드(Philip Maitland Hubbard)의 소설 Picture of Millie에서 짤막한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는 크림 티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 이전 판에 존재했던 이 부분은 OED가 아닌 다른 사이트를 거쳐 본 것이라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다. 수정바람.
  14. The cream tea story The cream tea society
  15. Traditional cream tea, a West Country wonder August 3, 2012, hellomagazine.com
  16. 16.0 16.1 How to eat: a cream tea Thursday 12 June 2014 10.42 BST, Tony Naylor
  17. 잎차 그대로의 상태. 루스리프 티는 분쇄하지 않은 찻잎으로 우려낸 차를 말한다. 티백에는 일반적으로 찻잎을 잘게 분쇄한 것을 넣는다.
  18. 18.0 18.1 The proper way to enjoy cream teas The cream tea society
  19. What's the Difference? Clotted Cream, Devonshire Cream, Double Cream ... Plus DIY Recipes / Crème Fraiche vs. Clotted Cream vs. Devonshire Cream Q&A 질문 등록 by Jim Buffy (12/29/03)
  20. Mathematician solves the great scone debate 3:19PM BST 27 May 2013, Telegraph, Hayley Dixon / The scone debate: Jam first or cream first for the perfect cream tea? One mathematician decides 28 May 2013, Yahoo Lifestyle, Kim Hookem-Smith
  21. 21.0 21.1 What's the right way to eat a cream tea? 2:57PM BST 10 Apr 2015, Telegraph, Xanthe Clay
  22. How to Eat a Scone Oct 06, 2015, Zora Hughes
  23. 참조한 글 중 하나씩. 콘월:There's only one way to put jam & cream on a scone 2014/04/01 // 데번:Devon vs Cornwall Cream Teas January 01, 2015 17:28
  24. Jam or cream first? The great scone debate ... Friday 6 November 2009, EveningStandard, Terry Kirby
  25. Cameron ignites scone wars during Devon visit by telling the locals they put jam first and cream on top 16:59 GMT, 10 April 2015, Matt Chorley(Political Editor for MailOnline)
  26. Peter Heaton-Jones MP for North Devon
  27. ‘우아한 핫도그 먹방’ 英 캐머런총리 ‘구설’ 2015년 04월 08일, 문화일보
  28. Politicians and the greatest food faux-pas of all time 2:06PM BST 10 Apr 2015, Telegraph, Michael Wilkinson
  29. Devon cream tea campaign put to government 8 June 2010, BBC
  30. 유럽 의회는 EU의 입법부다. EU관련 문제에 대한 공개토의, 예산 심의, 불신임결의 등이 여기서 이루어진다. 본부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다. 다만 위원회의 회의·토론은 브뤼셀에서 열리며 본회의 또한 때때로 이 장소에서 개최된다. 출처
  31. Cream tea wars: Devon and Cornwall fight for 'ownership 00:00, Fri, May 21, 2010, Express, Julie Carpenter
  32. PDO를 취득했을 시 지켜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인증을 취득한 품목은 반드시 생산, 제조, 가공 모든 분야를 지역 내에서 처리해야 하며, 제조 과정 전반에 걸쳐 해당 품목의 고유성을 유지시켜야 한다. 다시말해 취득 당시 기재된 특유의 성질이나 제조 과정, (해당 지역의)원료 등을 지키지 않으면 아무리 그 지역에서 생산한 물품이라 하더라도 등록시킨 이름을 쓸 수 없다.
  33. 33.0 33.1 Devon and Cornwall battle over true home of the cream tea Thursday 20 May 2010 14.10 BST, theguardian, Steven Morris
  34. Scones at dawn: Cornwall and Devon clash over where the 'cream tea' was invented 08:58 GMT, 21 May 2010, the Daily Mail, Luke Salkeld
  35. Devon cream tea campaign put to government 8 June 2010, BBC
  36.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홈페이지, 영국 내 지리적표시 인증 현황
  37. How do you do take your cream tea? 15:55 GMT, Wednesday, 9 June 2010 16:55 UK, BBC
  38. 두산백과 - 페이스티
  39. 지리적 표시 보호(Protected geographical indication)의 약자로, PDO와는 비슷하나 조금 낮은 단계의 제약을 가진다. 품목의 생산, 제조, 가공 중 한 단계 이상이 정해진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면 등록시킨 이름을 쓸 수 있다. 물론 이 과정들은 기재된 고유의 특성과 방법을 지켜야 한다.
  40. Official Journal of the European Union 23 July 2011
  41. Cornish pasty given EU protected status 4:07PM GMT 22 Feb 2011, Telegraph, Harry Wall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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